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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 2016. 9. 22. 17:16



한분야에서 정점을 찍으신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한가지로 수렴하는거 같습니다.

노력해라. 사랑해라.

당구선수이전에 인생의 선배님께서 하신말씀을 읽다보니 얻는것이 많아지네요.

무언가를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상천(Sang Lee, 1954-2004)

1993 BWA World Three-cushion Championship Winner



"나는 정말 당구를 사랑한다"라고 외치자

 <편집자 주>

 지난 1987년 세계 최고의 당구선수를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간 이상천 선수. 그는 그 꿈을 1993년에 이루었다.

그리고 그 이후 세계의 당구인들은 이상천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그 이상천 선수가 지난해 11월 중순에 일시 귀국하여 한국 선수들과 더불어 당구를 치며 그 기량을 후배 선수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그는 이 기간중에도 제 1회 한밭배 전국 3C 우수선수 초청경기와 서울시 당구연맹 연말 평가전에서 우승하는 등 세계 챔피언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한편으로는 당구 홍보를 위해 황득희 선수와 한 팀이 되어 지방으로 투어 경기를 하면서 1월 중순의 전국대회 개최를 준비 중이다.

이 글은 그가 귀국 후 한국 당구계, 특히 당구 선수들과 생활하는 가운데 느꼈던 점과 평소 말하고 싶었던 바를 직설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상천 선수가 한국 당구 선수들에게 보내는글 

 

친애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당구 선수분께.

제가 한국을 떠난 지도 16년이란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간에 많은 선후배들을 통해 한국의 당구계 소식은 잘 전해 듣고 있었지만

제가 여러분을 이처럼 오래 직접 대하고 같이 생활한 것은 한국을 떠난 후 처음입니다. 제가 항상 한국 당구계의 현실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전혀 도움을 드리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오늘 저는 이 지면을 빌려 그간 제가 생각하고 있었던 점, 이번 기회에 제가 느꼈던 점, 그리고 우리 당구 선수들이 해야 할 책임과 시정해야 할 문제점들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제가 쓰는 이 글의 내용은 저의 일방적인 견해이며, 어떤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공격하기 위한 것도 아니며 전체를 싸잡아 하는 이야기가 아니므로, 선배들께서는 관용으로 보아 주시기 바라며, 친구나 후배들께서는 진심어린 충고로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당구선수들의 당구에 대한 인식 부족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집니다.

제가 한국을 떠난 16년 전과 비교할 때 그간에 한국 당구는 많은 발전과 변화를 이루었습니다.

당구의 TV방영시대도 오고 아시안 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메달 종목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가끔이기는 하지만 상금대회도 열리고 대학에서도 당구를 강의하는 참으로 좋은 시대가 왔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가 있기까지에는 많은 당구인들의 노력이 있었던 결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위해 우리 당구선수들이 얼마나 기여했는가 하는 것을 돌이켜볼 때 결코 저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지 않습니다.

당구선수는 당구 하나만 잘 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국 당구의 발전에 기여한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당구선수가 당구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갖지 못한다면 아무리 당구를 잘 친다 한들 당구 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만약 그간에 우리 당구선수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고 접근하였더라면 아마도 한국 당구는 지금보다는 더 많은 발전을 가져왔으리라 봅니다.

 

흔히 당구선수들을 '작대기'라고 표현합니다. 이것이 무슨뜻이겠습니까?

당구에 대한 진지한 의식 없이 그저 당구만 잘 쳐서 그것으로 생활수단을 삼는다는 말 아니겠습니까?

이제 우리 당구선수들은 그러한 때를 넘어서 선수, 즉 Player라는 말에 합당한 의식을 가지고 철저한 직업의식으로 자기 역할을 감당할 때 당구는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제가 한국 당구선수들을 대하고 느낀 점을 솔직히 지적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사소한 문제점들을 하나하나씩 시정해 나갈 때 당구선수들의 한국 당구를 위한 자기완성이 이루어져 가리라 믿습니다.

 

 

*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말이 많더군요.

진정한 의미에 있어서 당구를 위한 관심을 전혀 가져본 적이 없는 것으로 생각되는 사람들이 그나마 열악한 조건 속에서 당구를 위해 일하는 사람에게 돌팔매질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너무 한심한 생각이 듭니다.

물론 뒤에서 트집이나 잡고 남을 비방하는 그분들도 그들의 생각으로는 나도 당구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말한다고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제발 자신을 돌아보아 자제해 주시고 당구발전의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 당구선수는 모름지기 당구를 사랑해야 합니다.

저를 포함해서 당구를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을 선수, 즉 Player라고 말합니다. 이 선수라는 말의 참뜻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과연 내가 진정한 의미의 선수인가 하는 것을 자문해 보자는 것입니다. 나 자신이 과연 얼마나 당구를 사랑했으며 당구를 이해하려 했는지, 또 당구를 내 취미 내지는 직업으로서 얼마 만한 프로 의식이 있었는지, 당구 선수로서 얼마나 내 주위에 진실했는지 하는 것 등을 말입니다.

그러나 아마도 좋은 답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가 과거에 해온 것처럼 학교 안가고 할 일 없이 당구장 출입을 많이 하다 보니 당구를 잘 치게 되었고 고수가 되어 선수 복장을 하고 시합장에 나오게 된 것이 선수라는 호칭을 받게 된 동기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은 지금까지도 이러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 고작입니다. 제 기분 같아선 여러분에게 선수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싶지 않은 심정입니다.

다른 스포츠 종목에 비해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여러분은 당구를 사랑하고 있지 않을 뿐더러 당구에 대한 철저한 의식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죄송한 말이지만 한국의 당구선수들은 아직 '선수'보다는 '작대기'란 표현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군요.

 

제가 얼마 전 인천에서 '직석(?)'을 치고 있는데 어떤 분이 들어오자마자 하는 말이 "야, 작대기들은 다 모였구나" 하는데, 울분보다는 내가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역시 나도 작대기로 취급 받을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앞서더군요.

저는 (그때의 상황이) 그분 말씀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분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말 한국의 당구 선수가 과거의 '작대기'에서 '선수'로 인정받는 당구의 길을 선택하길 바랍니다.

 

 

* 공 종 열심히 치는 당구선수가 됩시다.

제가 사석에서 여러 번 한 얘깁니다만, 여러분이 저와 당구를 쳐서 이길 가능성이 있습니까?

제가 성급히 답부터 내리지요. 한마디로 불가능합니다.

제가 미국에 가 있는 16년 동안 여러 번 한국에 왔습니다. 그 때마다 당구장에를 들렀는데 선수들이 단 한번도, 단 한 게임도 진지하고 성의 있게 당구를 치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시합의 경우를 제외하고).

저는 분명히 이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거꾸로 여러분들이 저를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당구장에서 저를 접했을 때 내 손에 큐가 들려 있었나 없었나 말입니다.

아마 백 번을 만났으면 한 번 정도는 아닐 겁니다. 제가 바보고 여러분이 당구의 천재라 해도 백 번에 99번과 백 번에 한 번 이라면 과연 누가 이긴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의 우월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는 절대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아시다시피 저는 이미 흘러간 선수이고 현역인 여러분들이 저보다 연습량이 적다면 어떻게 세계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겠느냐 하는 걱정에서 하는 말입니다.

 

당구선수는 오로지 당구에 대한 열의와 집요한 연습으로 도전해야 할 것입니다.

 

 

* 당구장에서는 도박이나 도박 얘기를 하지 맙시다

저도 과거에는 도박에 심취한 적도 있고 지금도 가끔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구장에서는 절대 아닙니다. 한국에 와서 가끔 '직석'을 쳤는데 그 내용이 인터넷에까지 올라 미국에서 전화가 와 그 순간부터 안치기로 했습니다만...

어느 스포츠를 막론하고 선수들이 자신이 이용하는 경기장에서 도박을 하는 예는 없습니다.

축구, 사격, 수영, 체조 등등 어느 스포츠를 보아도 그런 예는 없고,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얘깁니다. 물론 선수들 중에는 밖에서 포커도 하고 경마도 하고 하겠지만 그것은 그들의 사생활 입니다.

유일하게 기원에서의 도박 정도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프로 기사는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스스로 당구선수를 자처하면서 당구장에서 포커 얘기나 경마에 관한 대화를 하고, 혹은 선수들 자신이 도박을 한다면 당구 자체를 최하위의 저질 스포츠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을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 선수끼리의 예의를 지킵시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에 살고 있지만 저는 아직까지는 한국 정서에 더 익숙한 것 같습니다.

외국 사람을 많이 대하면서 느낀 것은, 위 아래가 분명하고 질서가 분명한 것은 일본과 한국뿐이라 생각합니다.

그나마도 과거처럼 선수끼리의 동지애나 한국 사람만이 가능한 우리끼리의 훈훈한 정은 사라진지가 오래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선수층이 두꺼워진 탓이겠지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은 것은, 자기 사람은 자기가 만든다는 것입니다.

당구장에서 후배들과 마주치면 내가 먼저 인사해야 하는지 어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후배들은 선배를 만나면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선배로서 깍듯이 대접해야 합니다.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면 선배들 앞에서 맞담배질하는 것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선배님들에게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한구 말에 '형님 소리 듣는 것이 더 힘들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외국 사람들은 형님이라는 말의 참뜻을 잘 이해 못하지만, 상대가 나를 진심으로 형님이라고 부르기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형님이라 불릴 때는 형으로서의 대접을 받을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며, 그렇지 못할 때는 그 호칭은 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은 당구장에서 지금까지 흔히 보아 오는 풍경입니다. 선배 선수가 당구장에 들어오면서 자기보다 연하인 후배 선수를 찾으면서 "야, 커피 한잔 갖고와라!"하고 명령조로 말합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그럴 수도 있겠지 하겠지만, 당구선수도 엄연한 인격을 가진 존재인데 마지 조직 세계에서 부하에게 대하듯 하는

그런 행동이나 말투는 이제 사라져야 할 더러운 유산입니다. 내가 후배로부터 대접을 받고싶으면 나부터 후배를 아끼고 인격적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내가 몇 발자국만 더 걸어가서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으면 되는 것을 후배를 왜 굳이 똘마니 다루듯이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한국에서의 모든 시합이 게임에서 진 사람으로 하여금 다음 심판을 보게끔 룰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50세 이상의 출전자가 질 경우에만은 예우 차원에서 상대 선수가 심판을 본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이런 상식 이하의 룰이 있다는 자체가 한국 당구의 문제점이라 생각합니다.

선수는 출전하는 데도 뜻이 있지만 출전하는 선수라며 모두가 우승도 꿈꾸고 출전했으리라 봅니다. 내가 만약에 첫 게임에 졌다면 상대는 앞으로 한 게임이 될지 하루 종일이 될지 모르는 경기를 해야 하는 선수입니다.

그런데 내가 왜 그런 후배를 위해 한 게임 정도 심판을 못봐 준다는 것입니까? 심판을 못 보는 이유가 나이 들어 피곤할 것이라는 배려에서 라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심판을 볼 수 없다면 차라리 그런 분들은 출전하지 말고 집에서 편안히 쉬는 것이 상책일 것입니다.

 

며칠 전 산본에서 원로회의 월례대회가 있었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꼭 기억하고 존경하고 관심을 가져야 되는 분들입니다.

인사차 들러 1월 중순경에 있을 대회에 참가해 줄 것을 요청하였더니 열 다섯분 중에 열 분이 흔쾌히 참가 신청을 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만약에 시합에 지더라도 꼭 심판을 부탁한다고 했더니, 반응은 너무 고맙게도 "당연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들 중에는 우리가 심판을 보고 있으면 후배들이 자기네가 보겠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맡긴 것이라고 하는 대답을 듣고, "이번만은 절대로 양보하지 마십시오"하고 재차 부탁하였습니다.

그러자 애쓴다고 하며 대회에 보태어 쓰라고 하고는 즉석에서 100만원이라는 거금을 모금하여 주었습니다. 참으로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뒤에서나마 당구가 잘 되기를 바라고 후배를 사랑하는 선배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 당구의 앞날은 결코 어둡지 않다고 자위하고 싶습니다.

 

되풀이해서 말씀드립니다만, 당구선수는 깡패 사회가 아니며 더욱이 군대도 아닙니다. 선배들이 솔선수범하여 모범을 보였을 때 아래 사람들은 자연히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선배 대접을 받기를 바라는 분들, 항상 나이 얘기 하는 분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하시고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후배들이 마음에서 우러나는 "형님" 소리를 듣도록 노력합시다.

 

 

* 대회 결승전을 관람하는 선수들이 없다니...

얼마 전 오산 BB당구클럽에서 있었던 SBS 한국 당구 왕중왕전 구경을 갔습니다. TV 녹화를 하는 대회 결승전인데도 대회 관계자 몇 사람만 앉아서 관전하는 것을 보고는 너무 한심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홍보가 안되었으면 외래 관중은 단 한 사람도 없으며 당구선수들은 다 어디에 갔는지, 참으로 믿기우지 않는 현장을 보았습니다.

선수들은 시합에 패하면 큐 가방을 챙겨 가지고 뒤도 안돌아보고 그냥 갈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경기에 누군가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면 그처럼 서글픈 일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라도 끝까지 참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그리고 당구선수인 내가 관심을 갖지 않는 당구경기를 어느 동호인이 봐주기를 바라겠습니까.

선수끼리의 예의상으로나 동호인에 대한 당구 인식을 위해서라도 모처럼 열리는 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될 수 있도록 각별히 배려해야 할 것입니다.

 

경기장에서의 선수가 취할 매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 선수들은 아직 습관화가 되지 못한 탓인지 잘 안되고 있지만, 상대 선수가 마지막 득점을 했을 때 일어서서 승자에게 먼저 악수도 청하고 심판에게 수고했다는 감사의 표시도 하세요.

상대 선수가 득점이 끝남과 동시에 큐를 풀고 있는 모습은 별로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은 비단 저만의 느낌은 아닐 것입니다.

 

 

* 당구선수는 뭉쳐야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어렵지만, 저는 전세계에서 대한민국 당구선수들은 정말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구인구도 천만 명, 업소도 전세계 최다, 다른 나라에 비해 뒤질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선수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잘 될 수 있는 기반은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고 봅니다.

그러함에도 한국 당구가 아직도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저조한 것은 선수들이 이러한 여건을 잘 활용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당구를 쳐서 당구를 홍보하고 당구를 국민의 인기 스포츠 종목으로 만들어 나간다면 당구용품 생산업체 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체에서도 당구의 인기에 편승하는 여러가지 이벤트를 만들 스폰서가 되기를 자청할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 선수들이 염원하는 당구의 프로화는 자연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때를 만들기 위해 우리 선수들은 더욱 노력하고 분발해야 할 것입니다.

 

당구선수 여러분!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뭉쳐야 합니다.

 

가령 우리 선수들이 힘을 모은다면 한국의 대표격인 어떤 특정 제품을 최하위로 밀어낼 수도 있고, 수입에 의존하는 외제 초크를 몰아내고 1년내에 국산품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외국에서는 당구선수의 힘이 절대적입니다. 선수들의 당구용품 선호도가 그 제품의 판매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우리 선수들도 단결된 힘을 보여줌으로써 지금까지 용품 생산업체에 일방적으로 구걸하는 형태의 후원을 받을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대등한 입장에서의 스폰을 요청하는 때가 와야 합니다.

아니, 오히려 생산자들끼리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조건을 제시하고 선수들이 이에 대한 선별을 해서 후원자를 결정하는 그러한 때가 와야 할 것입니다.

선수들이 당구의 전도사로서 열심히 노력하고 또한 힘을 모으고 뭉친다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과거에 모 생산업체에서 대회 총예산이 6000만원인데 상금은 500만원밖에 안되는 회사 홍보용 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지방 선수를 포함해서 130명의 선수가 출전하였는데 1인당 10만원은 경비로 썼을 것이라 추정한다면 그 비용도 줄잡아 1300만원이 됩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선수들이 자비 써가며 그 회사의 홍보요원으로 이용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이용당하면서도 시합에 목말라 출전했던 우리 선수들이 너무 불쌍한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이러한 일이 혹시 되풀이 되고는 있지 않은지 생산업자나 선수들이 곰곰히 따져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기회에 당구용품 생산업자 분들께 감히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생산자와 당구선수는 한솥밥을 먹고 사는 당구인입니다.

이제 우리는 조금 더 이해해 주는 사이로 얼마간은 손해 본다는 입장에서 선수를 대해 주시면 그 결과는 반드시 생산자들에게 유익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공존공생하는 동업자 관계에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선수단체를 좋은 쪽으로 맘껏 이용해 주십시오.

 

 

 

두서 없이 쓴 글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자 합니다.

 

선수 여러분!

첫째, 지금의 우리가 있기까지 도와주신 모든 선배님들, 협회 관계자들, 생산업체 여러분들에게 진솔한 마음으로 고마움을 표합시다.

둘째, 우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라는 프로의식을 갖고 각자가 나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내가 한국 당구사를 바꾼다는 철저한 사명감으로 당구를 대합시다.

셋째, 우리 모두 스스로가 선수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성실한 자세로 당구를 열심히 칩시다. 내가 출입하는 당구장에서 최고의 선수, 최고의 모범 손님이 되어 줍시다.

넷째, 우리를 위해 시합을 만들어 주고 후원을 해주는 분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을 합시다. 시합이 끝난 후에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우리가 한 식구라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 줍시다.

다섯째,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당구선수들입니다. 여러분이 정도를 간다면 많은 분들이 여러분의 입장에 설 것입니다. 그리고 뭉칩시다. 뭉쳐야만 합니다. 뭉쳤을 때 여러분은 모든 것을 이룩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같이 외칩시다.

"나는 정말 당구를 사랑한다"

"나는 정말 진정한 당구인이다"

"내가 대한민국 당구역사를 바꾸겠다"


대한민국 당구선수 파이팅!

 

李商天.



대한당구연맹 http://kbf.sports.or.kr/

전국당구연합회 http://billiar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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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구치는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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